88만원 세대...

책 한 권이 세상을 다르게 보이게 할 수 있나 봅니다.
몇 주 전, 한 지인이 보여준 '88만원세대'라는 책을 보고선 별 희한한게 다 있네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저보다 수입이 적은 사람이 그리 흔치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88만원이면,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에 근접한 금액이니까요...
이 정도의 돈을 받고 도대체 어떻게 사람들이 살아 가고 있는지도 의문이였습니다.
요즘 물가가 얼마인데...

그런데 사실은 그게 아닌가 봅니다.
우리나라 비정규직 노동자, 특히나 경력이 없다시피한 젊은이들의 임금은 대략 이 정도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저는 제가 받은 임금이 이 평균치보다는 높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저는 평균치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내가 받은 임금의 총 금액을 계산해 보았습니다.
2월에 취업하여 12월 초 퇴사 직전까지 받은 실수령액이 7,389,020원입니다.
체불된 임금 1,442,700원을 합하면 대략 880만원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10개월간 받은 금액이니... 정확히 월 88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린 것 같습니다.

저는 바보였나 봅니다.
제가 88만원을 받고 살고 있었으면서 이 돈을 갖고 어떻게 살아가나 다른 사람들 걱정을 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더구나 아직까지 못 받은 돈도 있는데....)
대학교 학자금 상환, 교통비, 집세, 생활비 등등...
이 돈 가지고 살아온 제가 대단하게 느껴지네요...

그래도 한편으로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난 평균치는 했구나. 그래도 돈만 놓고 보면 평균은 된다는 소리잖아."
"난 돈을 보고 일을 했던 것은 아니니까..."

2007년도 저물어 갑니다.
이제 서른이네요...
이젠 좀 바뀌어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이만하면 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제 가치관을 바꾸겠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단지 하나에만 매달렸던 모습을 바꾸어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세상 사는데 돈도 필요하니까요....
이젠 결혼도 해야하니까요....

이제 얼마후면 서른살이 된다.
내 참... 이제까지 해놓은 것이 얼마나 된다고 벌써 서른이란 말인가...
그럴듯한 직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멋있게 살아 온 것도 아니다.
이리저리 흘러다니며 대충 살아 온 것만 같다.
그 순간 만큼은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던 것 같은데...
왜 이리도 쓸쓸한 것일까?

밤을 새며 고민을 하고 옳다고 생각한 일에 최선을 다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길이 없다.
무엇이 옳았던 것인지... 젊은 날의 객기였는지...
세상은 그다지 다를 것이 없다.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던 한 해를 엉망으로 만들며 마무리 하고 있다.
이제 다시 한 번 도전을 해볼 것인가... 아니면 여기서 멈추고 안정을 찾을 것인가...
도전을 하면 안정을 찾고자 했을 때 너무 늦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것은 아니다.
참을 수 없는 것을 참는 바보는 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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