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번 DDOS사태는 2003년 1월 25일에 발생했던 인터넷대란보다도 더 악몽처럼 느껴집니다.

당시 인터넷대란은 하루 종일 우리나라의 모든 인터넷망이 마비되었던 끔찍한 상황이였기 때문에 일부 사이트에 집중된 이 번 사태에 비하면 피해 정도는 2003년이 더 큰 것은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이 번 사태가 2003년 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느껴집니다.

DDOS공격은 매우 흔하고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것이 아닙니다. 최근 몇 년간 DDOS공격을 이용하여 금전적인 이익을 취하려는 집단도 많아 졌습니다. 그러고 보면 언제든 이런 공격은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는 것이였죠.

2003년 인터넷대란은 정말 엄청난 위력이였습니다. 그럼에도 이 번에 이런 사태가 생긴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사회가 학습을 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우리 사회가 더욱 컴퓨터와 네트워크에 종속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도구는 매우 편리한 생활을 우리에게 주었지만, 이로 인해 많은 기능들을 잃어 가고 있습니다.

잃어가고 있는 기능 중 핵심은 '기억'과 '학습'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컴퓨터와 네트워크에 종속되면 될 수록 이런 능력은 퇴화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전화번호를 기억할 필요가 없으며, 친구의 생일도 기억할 필요도 없습니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저장된 정보를 찾아 보거나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됩니다. 학습도 마찬가지죠. 그때 그때 필요한 것들은 인터넷에서 묻거나 검색해서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데, 머리 아프게 학습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연산은 컴퓨터를 이용하면 되고, 역사지리 정보는 필요할 때 휴대폰으로 검색하면 됩니다.

몇 백년 후의 인류의 모습을 비교할 필요도 없이 당장 자신의 모습을 생각해 보세요. 언제부터인가 전화번호가 외워지지 않지 않는지요?

6년 전에 큰 일을 겪고도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고 이런 일이 되풀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며 인간의 학습능력이 퇴화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일까요?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라고는 하지만, 학습과 기억은 다르다고 봐야겠죠. 필요한 것은 기억보다도 학습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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