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TV팟에서 플레이 시간이 긴 동영상의 재생을 위해서는 Pino라는 소프트웨어의 설치를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명 그리드 딜리버리 기술인데요, 일종의 P2P기술이라고 보면 됩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내가 WBC동영상을 봤다면 그 동영상은 제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다가 다른 사용자가 WBC동영상을 보고자 할 때, 다음 서버가 아니라 내 컴퓨터에서 파일을 가져가는 기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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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기술이 상당히 유용한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나 UCC서비스 같은 경우에는 아직 수익에 비해서 트래픽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업체 입장에서는 트래픽을 대폭 줄여 비용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기술의 경우, 일반 사용자들이 많은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면 모를까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설치해야 한다거나, 전에 어떤 업체는 사용자 몰래 설치되도록 해서 큰 논란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더군다나 내 컴퓨터를 다른 사람이 이용한다는 꺼림찍한 부분도 있으며, 내 네트워크와 PC자원을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사용자에게 충분한 설명과 동의가 필요한 서비스입니다.

국내 최고의 UCC사이트였던 판도라TV의 경우에도 온갖 광고들로 도배가 되어 있으면서 최근에는 HD서비스를 하면서 이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미니홈피의 BGM서비스 등 다수의 음악서비스도 이 기술을 많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서비스를 도입함으로써 다음 TV팟의 기존 사용자 중 일부는 분명 이탈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이미 많은 UCC사이트들이 문을 닫았고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는 곳이 TV팟과 판도라TV, 엠군 정도로 보여지는데, 판도라와 엠군은 지나친 유료화로 사용하기 불편한 사이트가 되어버렸고 그나마 광고가 없는 편인 TV팟마저 이 서비스를 도입함으로써 사용자가 이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안이 없다면 이탈할 가능성도 줄어 들겠지만, 유튜브의 행보를 볼 때 급격히 유튜브로 이용자들이 이동할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유튜브의 경우 저화질이라는 고질병이 이미 오래전에 치유되어서 이젠 HD동영상도 제공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HD가 아닌 HQ모드의 화질도 다른 업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하다는 것입니다. HD지원을 미국에서만 한다고 도움말에는 나와있지만 한국에서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HD로 업로드 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이는 때가 애드센스의 유튜브 적용 시점으로 보입니다. 현재 영어권 및 일부 동영상에만 시험적으로 제공되고 있는 유튜브의 애드센스 적용이 한국에서 시작된다면, 양질의 컨텐츠를 생산하던 UCC제작자들이 유튜브로 몰릴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기존까지는 그냥 취미로 만들던 동영상으로 광고수익까지 올릴 수 있으니 당연한 시장논리라고 생각됩니다.

저작권등의 문제로 양질의 UCC제작자의 확보는 UCC서비스의 가장 핵심이자 재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내 UCC사이트가 지금부터 이를 대비하지 않는다면 분명 유튜브에게 순식간에 UCC시장을 내줄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다음이 추구했던 것입니다.1~2년전 미디어, UCC 등을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발표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전략에 맞게 다음의 서비스는 국내 어떤 포털과 비교할 수 없게 실험과 진화를 계속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한축인 TV팟이 사라진다면 다음은 어렵게 일궈놓은 것들을 다시 한 번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힘들더라도 부디 앞서 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튜브처럼 HD서비스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화질을 높이고, 저작권에 위배되지 않는 양질의 UCC를 생산하는 제작자들에게 일정의 수익을 제공해 줄 수 있는 방안 등 최소한 유튜브와의 경쟁을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과거에 이메일과 카페로 부동의 1위를 하던 다음이 순식간에 네이버에 1위 자리를 내주고 다시 1위를 차지하기 위해서 아무리 애를 써도 쉽지 않은 것처럼, TV팟이 그러한 전례를 따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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