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주이야기 23

제주의 아름다운 고유지명, '들렁궤', '들렁모루'

제주도 사투리에도 문법이 있습니다. (물론 제가 잘 안다는 것은 아니구요.) 그리고, 지명에도 규칙적인 단어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들렁"에 대해서 소개해 볼까 합니다. 들렁 "들렁귀", "들렁궤", "들렁모루" 등 제주의 많은 고유 지명에 들렁이라는 단어가 붙습니다. 이 "들렁"이란 단어는 속이 비어 있는 바위.. 그러니까 조그만 동굴이나 하늘을 가릴만한 모양의 바위 등이 있는 곳에 주로 이름이 붙습니다. (앞뒤가 터져 있는 굴을 의미한다고도 하네요..) 대표적인 곳인 올래 8코스 중간, 속칭 '조근모살'에 위치한 갯깍 주살절리대에 있습니다. 이 곳에 바위 중간에 구멍이 뚤려 있는 지형이 있는데, 이 곳을 "들렁귀", "들렁궤", "들렁귀궤" 등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여기에 뒤에 붙은 "귀" ..

4월 3일, 정운찬 총리의 행보를 보며 느낀 안타까움

4월 3일은 제주도뿐만 아니라 한국 현대사에 잊혀질 수 없는 아픔의 날입니다. 1948년 4월 3일부터 1954년 한라산 금족령이 해제될 때까지 억울하게 희생된 분이 3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4.3진상조사 보고서에는 2만 5천~3만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우리나라의 중앙에서는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4.3위원회의 위원장은 총리가 됩니다. 4.3특별법 제정 이후, 총리가 위원장이 되면서 위령제에 총리가 참석하는 것은 의례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파 정부라는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그런 일이 없더군요. 작년에는 한승수 총리가 모터쇼 참석을 이유로 4.3 위령제에 불참하는 일이 있었죠. 올해는 정운찬 총리가 참석한다는 내용을 하루..

제주에만 있는 성곽들과 현대에 수축되었던 제주4.3성

제주에 있는 성곽들은 크게 4종류가 있습니다. 이 것들 중 3가지는 육지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것인데요... 오늘은 그 중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제주의 성곽들 우선 제주목, 정의현, 대정현 등 행정중심지에 있는 성곽과 별방진, 명월진 등 지역방어를 위한 성곽 등은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잣성 다음은 상잣성, 중잣성, 하잣성입니다. 이 성들의 용도는 다른 성들과 달리 매우 독특합니다. 일반적으로 성이 지역방어를 위해서 쌓아지는데 반해 이 것들은 목장의 경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안에 가까운 곳에 하잣성을 쌓고, 한라산쪽으로 상잣성을 쌓아서 소와 말을 방목했을 때 멀리 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현재는 원형이 많이 훼손되었고, 규모가 큰 것도 아니라 찾기는 좀 어렵습니다...

동영상, 개기일식에 가까웠던 서귀포에서의 일식

오늘 부분일식이 있었죠. 언론 보도를 보니 제주도에서는 92%까지 일식이 진행되어서 개기일식에 거의 근접하는 수준이였다고 합니다. 서귀포에서 찍었으니 아마도 가장 개기일식에 근접하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앞선 포스팅에서도 소개해 드렸지만, 정말 주변이 깜깜해지고, 기온이 급락하고, 이로 인해서 찬바람이 불어 오더군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앞에서는 사진만 소개해 드렸는데, 이번에는 간단히 초벌로 편집한 동영상을 첨부합니다. (원본도 별로고, 시간도 별로 없어서 단순히 자르기만 했습니다. 다음에 시간을 좀 들여서 제대로 편집해 봐야겠네요.) HD화질은 아직 인코딩이 끝나지 않아서 내일쯤 공개하겠습니다. ^^ HD를 클릭해서 고화질로 보세요. 유튜브가 느리시다면, 아래 TV팟으로 보시구요. ^^ ▲ ..

화려한 서귀포의 일식, 옛사람이 두려워한 이유를 알다.

남부로 갈 수록 좀 더 개기일식에 가까워 진다고 하더군요. 아침부터 날씨가 잔뜩 흐려서 일식을 볼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구름 사이로 볼 수 있었습니다. 절정에 달했던 10시 50분쯤에는 비 오는 날처럼 어두워지고 찬바람이 부는 것이 정말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하더군요. 아마도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찬바람이 일어났나 봅니다. '주몽'에 보면 일식이 일어나면서 바람이 몰아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그 장면이 문뜩 생각나더군요. '해가 사라지고 사방이 어두워진다. 그리고는 찬바람이 일어나 휘몰아 친다.' 개기일식이였다면 더욱 비슷했을 것 같습니다만, 사방이 어두워지면서 찬바람이 일어나는 것은 맞더군요. 날씨도 갑자기 가을처럼 서늘해 졌구요. 순간적으로 등꼴이 오싹한 느낌도 들더군요. 중간 사진쯤 보시면 거의..

제주 여성의 고단한 삶이 잘 드러나 있는 애기구덕 흔드는 소리

소리듣기 (아래 내용과는 다릅니다. 지역에 따라서 바뀌는 것이니까요. 대충 들어보시면 리듬이 단순하기 때문에 따라 리듬을 넣어서 읽어 보시면 재미있습니다.) 처음 부분은 아기에 대해서 칭찬을 하면서 자라고 하고, 빨리 자야 일할 수 있다고 하면서 도박에 빠져있는 남편과 신세 한탄을 하고, 누군가에게 아기 자게 해달라고 협박도 하고, 마지막은 맛있는 거 좋은 거 줄테니 어서 자라고 하는 내용입니다. 제주도 여성들의 힘겨운 삶이 그대로 나타나는 내용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애기 구덕 흥그는 소리'의 원문 출처와 사진의 출처를 적고 싶은데... 워낙 이곳 저곳에서 발견되어서 정확한 출처를 밝히기가 어렵습니다. 원저작자님께서 혹시나 보신다면, 말씀해 주시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또, 제주어(제주사투리)를 잘..

너무나 가슴아픈 서귀포층의 붕괴

제주도를 관광하면서 서귀포층이라는 패류화석층을 바로 스쳐지나갔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 분들은 많이 없을 겁니다. 천지연폭포 근처 잠수함, 유람선 선착장 바로 옆에 서귀포층이라는 지층이 존재합니다. 10여년전 무너져내리고 잘못된 보존으로 바로 옆에 있으면서도 알아차리기 힘든 천연기념물 195호인 서귀포층을 소개해 보고자합니다. 서귀포층은 이런 곳 경도 126 : 33 : 37 위도 33 : 14 : 9 위치는 바로 이전글에서 소개해 드린 서귀포방파제와 같은 곳입니다. 바로 그 옆에 있으니까요. 서귀포층은 1968년 천연기념물 195호로 지정된 곳입니다. 서귀포층이란 명칭은 일제강점기인 1930년에 일본인에 의해서 명명되었습니다. 이 곳에는 많은 조개화석들을 볼 수 있어서 “서귀포 패류 화석층”이라고 부르기도..

42년간 한 자리를 지킨 야간학교, 서귀포오석학교

서귀포오석학교(www.osuk.co.kr)는 1967년 재건학교로 시작하여 오랜 시간 동안 서귀포의 청소년과 저학력 성인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비정규 야간학교입니다. 낮에는 아무도 없는 허름한 집으로 보이지만, 저녁 7시가 다가 오면 불이 켜지고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활기찬 곳으로 변모합니다. 100여명의 학생들과 30여명의 자원교사들이 함께 만들어 가고 있는 서귀포오석학교를 소개합니다. ▲ 서귀포오석학교 전경 비정규 야간학교이다 보니 일반학교와는 여러모로 다른 점이 많습니다. 졸업식은 8월말 한 밤중에 열리고, 학생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지금은 청소년들의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사례가 과거보다 많지 않아 청소년들은 많지 않습니다. 대신 어려웠던 시기에 공부를 할 수 없었던 우리의 어..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온주 감귤나무

제주도에는 오래 전부터 자생하는 귤나무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먹고 있는 온주감귤은 본래 제주에 없었던 품종입니다. 온주감귤이란 말은 중국의 온주지방에서 나는 감귤이였기 때문에 붙여진 것입니다. 미국 등의 오렌지와 달리 손으로 까먹을 수 있고 수분이 많은 품종으로 현재 판매되는 제주감귤 대부분이 온주감귤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고려시대에도 탐라에서 공물로 귤을 바쳤다거나 조선시대의 각종 기록에도 제주에 감귤이 재배되었다는 기록은 많이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남아 있는 재래종 감귤은 10여 종에 불과하고, 우리가 먹는 감귤은 제주의 재래종 감귤이 아닙니다. 최초로 도입된 온주감귤나무 오늘 소개할 감귤 나무는 우리가 가장 많이 먹고 있는 온주감귤 중 최초로 도입된 감귤나무입니다. 수령이 100년이나..

제주도에서 가장 얇은 건물

제주도 서귀포에 있는 가장 얇은 건물입니다. 아마 제주도에서도 가장 얇지 않을까 예상이 되네요. 서귀포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중앙로터리(1호 광장)에 있습니다. 항공사진으로 측정해 보니 두께는 2m가 약간 넘는 것 같네요. ^^ 1층에는 악기를 판매하는 가게가 있고, 2층은 현재 비어있습니다. 로드뷰로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http://local.daum.net/map/index.jsp?cx=397531&cy=57831&level=0&panoid=1297593&pan=250.54208835684676&tilt=7.235979487673015&map_type=TYPE_SKYVIEW&map_hybrid=true&map_attribute=ROADVIEW&screenMode=norm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