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주요리&식당

제주의 별미, 자리물회 만들어 먹었습니다.

k2man 2010. 10. 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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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별미, 자리물회를 집에서 만들어 먹었습니다.

식당에서 사먹을 때도 있지만, 집에서 만들어 먹을 때가 가장 맛있더군요. 개인적으로 고추장이 많이 들어간 달짝지근한 식당의 물회는 맛이 없더군요.

제주도가 아니면 '자리돔'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만들어 먹기는 쉽지 않겠지만, 다른 생선이나 오징어 회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한치물회, 오징어물회, 자리물회, 쥐치(괵주리)물회, 소라물회, 옥돔물회...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서 다양하게 해먹습니다. 저는 독특한 향이 있는 자리물회가 가장 맛있는 것 같네요.)

 

우선 자리를 썰어야 합니다. 얼마 전에 자리 한 박스를 사서 1회 분량씩 냉동시켜 놓았습니다. 아무래도 신선한 상태에서 먹는 게 더 맛있지만, 5월이 지나서 여름이 되면, 산란을 마쳐버려서 살이 쪽 빠져서 맛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5월에 구입해서 냉동시켜 놓은 것 입니다.

자리를 썰 때는 사진처럼 칼의 방향을 잡아 주는 게 좋습니다. 안에 있는 가시와 수직으로 썰면 가시가 약해져서 먹을 때 좋습니다. 안그러면 먹을 때 잇몸에 가시가 박히기도 합니다.

아~ 먹음직 스럽네요. ^^; 냉동을 했었기 때문에 살이 물러서 그냥 먹기에는 별로입니다. 냉동을 안했다면 바로 초장에 몇 점 찍어 먹었을 텐데요.

5월에는 자리가 가장 살찔 때여서 기름이 장난 아닙니다. 사진에는 중간중간 알도 보입니다. 물회를 만들어도 5월에 잡은 자리를 쓰면 기름이 둥둥 떠다닐 정도 입니다.

부추, 미나리, 고추를 잘게 썰었습니다. 미나리의 두꺼운 줄기는 맛이 별로이니 다듬어 버리고 얇은 줄기와 잎만 사용했습니다. 식당에서 먹으면 아까워서 다 넣어 버리기도 하죠.

풋내를 없애기 위해서 간장에 버무려 두었습니다. 한 10분 정도면 될 것 같네요.

오이는 채썰어 준비하면 됩니다. 오이 대신 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맛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오이를 좋아하므로 오이를 사용했죠.

이 것은 '제피'라고 불리는 나뭇잎입니다. 다른 지방에서 먹는 것을 못봤었습니다. 강한 향이 나는 것인데, 물회를 전문적으로 하는 식당에 가면 마른 잎을 넣어둔 양념통을 줘서 취향껏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곳도 있습니다.

제주도 곳곳에 자생하므로 산에 갈 일이 있을 때 많이 해다가 냉동실에 넣어 두었습니다. 육지분들은 보통 잘 안드시더군요. 그러므로 없어도 무방한 재료입니다.

'제피'는 너무 두꺼운 줄기만 뜯어 버리고 엉성하게 썰어 줍니다. 넣지 않아도 되고, 식당처럼 먹기 직전에 넣어 먹어도 됩니다. 우리 식구는 다 좋아하므로 아예 집어 넣어 버립니다.

이제 썰어둔 자리를 양념할 차례입니다.

먼저 식초를 넣어서 자리를 버무려 줍니다. 제주도에서는 강한 빙초산을 사용합니다만, 식성에 따라서 사과식초를 사용해도 됩니다. 저는 빙초산 두 숟가락 정도를 넣어서 버무렸습니다.

된장과 고추장을 1:1정도로 넣습니다. 된장은 어머니께서 담그신 된장입니다. 확실히 파는 된장으로 만들었을 때와 맛의 차이가 크더군요. 식당에서는 그래서 고추장을 많이 쓰는지도 모르겠군요.

저는 된장으로 국물을 만들어야 제대로 된 물회가 나오는 것 같더군요. (안덕면 화순에 있는 중앙식당 맛이 가장 입맛에 맞는 것 같더군요. 다른 유명한 물회집의 것은 별로 였습니다.)

이제 간장과 버무려둔 미나리, 부추, 고추 썬 것을 함께 넣어서 잘 버무려 줍니다.

여기에 참기름, 볶은 깨 등등 양념을 하고 잘 버무려 줍니다.

이제 물을 붓고, 썰어둔 오이를 넣어서 섞어 줍니다.

그리고 맛을 보면서 설탕과 식초를 넣어 주면 되겠습니다. 싱겁다면 간장을 조금 넣어서 간을 해주시면 됩니다.

먹기 전에 얼음을 넣어서 시원하게 만들고, 맛있게 먹으면 됩니다. ^^

 

어떤가요? 먹음직스러운가요?

서울에 살 적에 제주토속음식점에서 자리물회를 먹었던 적이 있었죠. 정말 이건 아니다 했었습니다. 제주도를 떠나 사는 사람들이 가장 그리워하는 음식이 자리물회와 고기국수가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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