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

88만원 세대와 나

k2man 2007. 12. 10.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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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책 한 권이 세상을 다르게 보이게 할 수 있나 봅니다.
몇 주 전, 한 지인이 보여준 '88만원세대'라는 책을 보고선 별 희한한게 다 있네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저보다 수입이 적은 사람이 그리 흔치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88만원이면,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에 근접한 금액이니까요...
이 정도의 돈을 받고 도대체 어떻게 사람들이 살아 가고 있는지도 의문이였습니다.
요즘 물가가 얼마인데...

그런데 사실은 그게 아닌가 봅니다.
우리나라 비정규직 노동자, 특히나 경력이 없다시피한 젊은이들의 임금은 대략 이 정도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저는 제가 받은 임금이 이 평균치보다는 높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저는 평균치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내가 받은 임금의 총 금액을 계산해 보았습니다.
2월에 취업하여 12월 초 퇴사 직전까지 받은 실수령액이 7,389,020원입니다.
체불된 임금 1,442,700원을 합하면 대략 880만원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10개월간 받은 금액이니... 정확히 월 88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린 것 같습니다.

저는 바보였나 봅니다.
제가 88만원을 받고 살고 있었으면서 이 돈을 갖고 어떻게 살아가나 다른 사람들 걱정을 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더구나 아직까지 못 받은 돈도 있는데....)
대학교 학자금 상환, 교통비, 집세, 생활비 등등...
이 돈 가지고 살아온 제가 대단하게 느껴지네요...

그래도 한편으로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난 평균치는 했구나. 그래도 돈만 놓고 보면 평균은 된다는 소리잖아."
"난 돈을 보고 일을 했던 것은 아니니까..."

2007년도 저물어 갑니다.
이제 서른이네요...
이젠 좀 바뀌어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이만하면 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제 가치관을 바꾸겠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단지 하나에만 매달렸던 모습을 바꾸어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세상 사는데 돈도 필요하니까요....
이젠 결혼도 해야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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