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정월대보름을 맞아 화왕산 억새밭 불 놓기 축제 도중 4명의 사망자를 낸 어처구니 없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절벽으로 뛰어 내려야 할 만큼 절박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심정이 어떠했을 지 참 안타깝습니다.
[어제 사고가 난 화앙산 축제]
이런 와중에 이 번 주말에 벌어지는 제주들불축제에도 관심을 가져 봅니다.
제주들불출제는 매년 “새별오름”의 억새밭에 불을 놓는 축제로 그 장관때문에 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갑니다. 이 새별오름에 불을 놓을 때 쯤에는 제주도에서 가장 잘 뚫린 길이라고 볼 수 있는 “평화로”주변 도로까지 완전히 막혀 버리는 상황이 전개되어 아직까지 저는 한 번도 가 볼 엄두도 내보지 못했습니다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제주들불축제의 안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참고 : 제주도에서는 오름이라고 불리는 이런 산들은 원래 기생화산입니다. 이런 기생화산들을 제주에서는 오름이라고 부릅니다.
[제주들불축제 새별오름 행사장 구조]
위에서 보듯이 행사장은 새별오름의 전면부의 평지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곳에서 평화로까지는 500m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방화선은 다음 스카이뷰에서 보아도 뚜렷이 보일 정도 입니다. 매년 방화선을 깍아 놓아서 구글어스의 위성사진에서도 보일 정도입니다. 그 폭은 대략 25m정도가 됩니다. 거기다 행사 준비기간동안 새별오름의 방화선과 산 정상 부분에는 불이 번지지 못하도록 다량의 물을 뿌려 놓습니다.
불이 주로 위로 번져가기 때문에 산 정상을 넘어 뒷편으로 번진적은 없습니다. 아직까지는 그렇습니다.
매년 이 곳에서 들불축제를 하다보니 불을 놓는 오름의 앞 부분은 나무가 자랄 수 없습니다. 가을에 이 곳을 가보면 억새가 사람키보다 높이 자라있습니다. 그리고 관람은 행사장에서만 하도록 통제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번 화왕산의 경우처럼 예측못한 바람으로 인해서 불이 번질 경우입니다. 특히나 바람많은 제주도에서는 그 위험성이 큽니다. 다행히 행사장 부근에는 불에 탈만한 것이 별로 없습니다. 전에도 이 곳을 가끔 가는데, 바닥이 시멘트와 흙이여서 불이 번질만한 요소는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오름 경사가 완만하고 주변이 평지라 대피할 경로가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위험은 존재합니다. 이 행사를 할 때 정말 많은 인파가 몰리기 때문에 빠르게 대피할 만한 시간이 없을 수 있습니다. 또, 행사장에는 다양한 시설들이 설치되므로 순간적으로 행사장에 불이 번질 수도 있습니다.
며칠남지 않은 축제지만, 다시 한 번 안전점검을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대피로를 사전에 인지하도록 하고, 대피 요령 (차량을 이용하지 않는 것 등) 등을 안내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행사 시간에 일대 교통이 마비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인근 도로에 까지 불길이 번졌을 때의 대책 등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부디 안전한 축제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2008년 제주들불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