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자 발표가 있던 날 ...
도저히 공고문을 볼 자신이 없어서, 친구에게 공고를 보고 전화해 달라는 부탁을 하고 한라산을 올랐습니다. 지난 여름부터 그렇게 오르려고 다짐했던 관음사 코스로 올랐습니다.
등산로 입구에서 가장 저렴한 아이젠 하나를 사고 무작정 오른 그날의 한라산입니다.
너무나 멋있는 설경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더불어 매서운 추위도 함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왕관릉'일겁니다. 관음사코스의 절경을 사진속에서만 보아 왔는데, 눈보라로 볼 수 없는게 아쉬웠습니다.
옆으로 구를 것만 같던 길이였습니다. 올라갈때는 몰랐지만, 내려올때는 이 옆으로 구를 것만 같은 위협(?)을 느껴야만 했습니다. 그 사이 무슨 눈이 그렇게 많이 쌓였는지~~~
눈 사이로 가려진 풍경이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겨울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깃발이 서 있는 기둥에도 눈꽃이 만발했습니다.
백록담까지 다녀왔다는 증거(?)입니다. 바로 앞에 있는 백록담을 바라볼 자신이 없었습니다. 너무나 강한 눈보라에 제 몸이 꽁꽁 얼어버렸고,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제 카메라도 얼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
사진에서 보아왔던 아름다운 풍경을 상상하며 올랐지만, 관음사코스의 살인적인 경사에 지치고, 추위에 지친 등산 이였습니다. 그래도 그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 위해 또다시 한라산을 올라야 하겠지요.. 아무래도 이게 등산의 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를 때마다 항상 새로운 모습들을 저에게 보여주니까요 ^^
2007년 1월 8일의 기록들 ...
06:40 집에서 출발 (5.16도로의 상태를 몰라 서부관광도로로 우회)
08:00 관음사코스 입구 도착
08:40 차 안에서 따뜻함을 충분히 느끼고, 아이젠과 김밥 한 줄과 물 한 병을 산 후 출발
11:10 6.8km지점인 용진각대피소 도착
12:20 한라산 정상 도착 (8.7km)
12:40 소중한 사람들과 전화 통화 후 하산 (2분의 통화시간동안 내 손과 장갑이 얼어버림 ㅜㅜ;;)
13:10 용진각대피소 도착 (꽁꽁 얼어 있는 김밥 한 줄을 먹었음. 옆에서 사발면을 먹고 있는 사람들을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봄)
15:00 완전히 하산. 젖은 옷, 양말, 신발을 갈아입거나 신고, 차가운 물에 세수와 머리를 감고 차에 타서 제주대학교로 출발... ^^
오늘의 교훈
다시는 관음사코스로 오르지 말자.
(며칠동안 안 아프면 다행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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