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지인에게 한글2005를 설치해 주면서, 지금 이렇게 설치하는 것이 불법이라고 설명을 해주었었다.
정품을 사서 쓰기에는 경제적인 부담이 만만치않아 설치를 하지만, 그래도 컴퓨터와 관련된 일들을 하면서 불법이라는 것만은 말해줘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되돌아온 대답은 예상 밖이였다.
"이까짓꺼가지고 무슨 불법이야?"
소프트웨어와 농산물은 결과적으로는 같다.
단지, 소프트웨어는 손에 잡히는 물건이 아니란 것만 다르다.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손에 잡히는 물건의 소중함과 만든 사람들의 노력을 인정하지만, 소프트웨어나 홈페이지 같은 손에 잡히지 않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모른다.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서 농부들이 여름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땀흘려 일한 노력은 쉽게 받아들이고 또 주장한다.
하지만, 밤새워 라면과 커피와 담배와 함께 얼굴이 누렇게 뜰정도로 고생을 하며 만들어낸 소프트웨어나 홈페이지의 가치를 인정하지 못한다.
'왜 그렇게 비싸?'
'이런걸 복사하는게 무슨 문제야?'
'이거 간단한거 아니야?'
농부들이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을 자식처럼 생각하는 것처럼, 개발자들도 자신이 만들어낸 소프트웨어를 자식처럼 생각한다.
제품의 가치를 인정받고 제 값을 받고 팔려나가면 기쁨이 되고, 그렇지 못하면 슬픔이 된다.
남들이 내가 만들고 생산한 것의 가치를 인정해 주지 않으면 힘들어서 소주나 찾게 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농산물과 소프트웨어가 무엇이 다른가?
생산한 사람들의 노력을 가치있게 받아 들이고, 그만한 댓가를 치루고 이용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렇지 못하다면, 미안한 마음이라도 가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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