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가끔 재미있는 사진이라고 '썩은섬'이란 표지판 사진이 올라올 때가 있죠. 오늘의 주인공이 바로 그 '썩은섬'입니다.
이 섬의 현재 이름은 '서건도' 혹은 '서근도'입니다. '썩은섬'은 지역에서 불리는 지명이죠.
위치
경도 126 : 30 : 4
위도 33 : 13 : 45
서귀포시 법환과 강정마을 중간쯤에 서건도 표지판을 따라 해안으로 500m가량 들어가면 나옵니다. 현재 이 앞길을 따라 '올랫길'이 이어져 있어서 이 앞으로 걸어 보신 분도 있으리라 생각되네요.
주소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강정동 산1번지 이고, 면적이 13,367제곱미터인 조그만 무인도입니다.
이 섬은 해안에서 100m가량 떨어진 아주 가까운 섬입니다. 그래서인지 파도에 의해서 퇴적물들이 섬 앞으로 쌓였고, 썰물때면 사진처럼 길을 열어 줍니다. (제목에서는 어쩌다 열리는 것 같지만, 거의 매일 열린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
어제는 조석의 차가 매우 큰 날이였기 때문에 길이라기 보다는 아예 제주섬과 연결되어 버렸습니다.
썩은섬
왜 썩은섬이라는 지명이 생겼는지는 여러 말이 많습니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하면, 물이 빠지는데 돌고래가 제때 빠져나가지 못해서 바위에 갇혀 좌초되는 일이 간혹 있었고, 그 고래가 방치되어 썩는 일이 많아서 썩은섬이라고 합니다. 지명이 유래를 보면 다양한 말들이 많기 때문에 어느게 사실인지는 무의미 한 것 같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어르신들이 이 곳에 천막을 치고 낚시도 하고 보말도 따면서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처음 서건도로 넘어 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이후에는 비가 많이 오는 날 이 곳에 차를 세워놓고(이 팻말이 있는 곳 바로 앞에 차를 세울 수 있죠.) 잡생각을 정리하고 집으로 갔던 일들이 생각납니다.
서건도로 넘어가다 보면 평소에는 바다위에 작게 나타나는 바위가 있습니다. 물속에 있을 때는 아주 작은 바위인데 이렇게 보니 결코 작은 바위가 아니였네요. 멀리 범섬과 어울려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서건도 입구에는 사진처럼 해녀석상이 서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냥 아무것도 없고, 쓰레기만 널려 있던 곳이였는데, 마을에서 애써 정비한 흔적이 많습니다.
공원에 있을 것 같은 산책로도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네요. 이 길을 만든지 조금 되었는지 나무가 함께 우거져 조금씩 조화로워 지는 것 같네요.
깜짝놀랐습니다. 이 곳에 이런 시설들이 있을 줄이야.
이 곳에서 데이트를 즐기다가 밀물이 들어와 섬을 빠져 나오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하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다음 배 시간을 기다리는게 아니라 다음 썰물시간을 기다려야 하겠네요. 모기떼의 습격을 참아내면서요.
방금 제가 건너온 길입니다. 군데군데 낚시를 하거나 해산물을 채취하시는 분들도 보입니다. 물이 들어오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괜히 조급해 지는 마음은 어쩔 수 없더군요.
섬의 뒷 쪽 해변으로 갔습니다. 서귀포 앞바다와 범섬, 멀리 문섬과 섶섬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이 곳에서 발견한 재미있는 바위... 일명 코끼리바위라고 해도 무방하겠죠. ^^ 코끼리 코 뿐만 아니라 얼굴모습까지 정말 코끼리를 쏙 빼닮은 바위입니다.
산책로를 조성하고 정비를 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차라리 그대로 놔둔것이 좋았다고 보이네요. 숲과 산책로가 하나가 되어 가는 모습이 참 정겹습니다. 원시의 숲속을 걷는 느낌이랄까요.
이제 섬을 떠나 육지로 향하는 길... 멀리 월드컵경기장, 고근산과 한라산까지... 제주의 초여름 풍경을 마음껏 느꼈습니다.
하지만 물이 들어오는 시간을 몰라 여유를 갖지 못하고 돌아본 것이 아쉽습니다. 천천히 자연을 느껴도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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