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주이야기

50년만에 사라져버린 제주도를 둘러쌌던 120Km의 환해장성

k2man 2009. 5. 1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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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4면이 모두 바다인 이유로 바다를 이용한 적들의 침입이 많았던 곳입니다. 이 때문에 해안을 따라 군사유적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자그마한 연대 등은 보존하고 복원하고 있지만, 그 웅장했던 환해장성은 개발의 논리로 보존 대상에서 밀려나 버린 듯 합니다.

 

환해장성은?

제주도의 해안선은 200Km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환해장성은 제주도 해안선 중 절벽지역을 제외한 약 120Km에 달하는 해안선을 따라 고려시대부터 조선말기까지 수축된 웅장한 해안 장성입니다.

고려시대에 진도에서 항전중인 삼별초의 제주도 진입을 막기 위해서 쌓기 시작한 것이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 꾸준히 쌓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최근에는 영국 선박이 우도에 정박하여 측량을 하자 제주도는 침입에 대비하게 되는데, 이 때 도민을 총동원해서 환해장성을 수축했다고 합니다.

 

위치

제주도 해안도로 곳곳에서 보이는 오래된 돌무더기는 환해장성의 일부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 중에서 온평리, 신산리 등지에 가장 잘 남아 있지만, 이조차도 원형은 대부분 훼손되었고 일부 복원된 구간만이 있을 뿐입니다.

현재 총 5Km 정도의 구간만이 제주도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을 뿐 다른 지역의 환해장성은 훼손되든 말든 방치된 상태입니다. 거기다 제주도기념물로 지정된 지역의 실태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이제 120Km에 달하던 환해장성은 완전히 사라져버리고 돌무너기만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오늘 다녀온 곳은 서귀포 예래동에 있는 무너져 방치되고 있는 환해장성의 일부입니다.

경도  126 : 23 : 40
위도  33 : 14 : 8

 

 

예래동 환해장성

그나마 보존이 되어 있는 부분은 약 200m정도 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도 많이 훼손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어디에도 환해장성임을 알리고 주의를 요청하는 안내판 하나 찾아 볼 수 없습니다.

해안도로를 내면서 걸리적거리는 환해장성을 골재로 사용해 버렸고, 이 돌을 가져다 밭에 돌담을 쌓았습니다.

어렵던 시기에 있었던 일들은 뭐라 할 수 없겠지만, 지금도 환해장성을 밀어버리고 해안 주차장을 만드는 등의 일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무너져내린 환해장성

완전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성으로서 구실을 하기 위해서 높이가 3m에 이르는 구간도 있지만 이런 곳은 높이가 1m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환해장성은 제주도만의 특이한 성 수축 방법이 적용되어 있다고 합니다.

제주도를 여행하다 보면 불규칙한 모양의 돌로 저렇게 높게 잘 쌓아 놓았을 까 하는 생각을 해보셨을 겁니다. 그런 돌로 쌓은 성이지만 제주도만의 방법으로 튼튼하기 그지 없었다고 합니다.

 

 

조금 더 가면 완전히 무너져 수풀이 우거져버린 곳도 있습니다. 이 곳에 성이 있었는지 조차 알 수 없을 만큼 훼손되어 버린 모습이 할말을 잃게 만듭니다.

 

옛 것을 버리고 새 것을 지어야 관광자원이 되는가?

제주도에서는 지금도 곳곳에 공원을 만들고 해안도로를 비롯한 대규모 개발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엄청난 돈이 들어가죠.

무엇이 제주도의 관광자원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미 있는 것을 버리고 새 것을 만드는 것이 관광자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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