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부와 한나라당이 2012학년도 대학입시(현 고1 대상)부터 고등학교 3학년의 내신성적만으로 대학 진학이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안에 의견을 모았다고 합니다.
또 내신성적을 현행 9등급 상대평가제가 아닌 5등급 절대평가제로 바꾸는 방안도 고려한답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상대평가가 학교 간 평가가 어렵고 학급 내 경쟁이 유발되어 부작용이 많다는 논리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절대평가제가 점수인플레를 일으킬 것은 뻔하다.
우선 절대평가제로 바꿈으로써 완벽히 고교등급제를 대입에 적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상대평가제와 달리 전국의 학생들을 5등급으로 정확히 구분하겠다는 것으로, 어떤 학교에는 1등급이 대부분일 수 있지만, 어떤 학교에는 1등급이 아예 없을 수도 있게 됩니다. 완벽한 고교등급제의 시행이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또한 절대평가제의 가장 큰 문제점을 간과했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학교에서는 각종 평가에 과하게 점수를 주는 문제점이 생기게 됩니다. 기존 상대평가제에서는 학생들의 분포를 적절히 하기 위해서 시험 문제 난이도에 많은 신경을 썻지만, 전국 절대평가가 된다면 애써 그럴필요 없이 모든 학생들이 90점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학교 학생이 대입에 유리해지기 위해서는 시험 문제를 쉽게 내고, 각종 평가방식에도 점수를 최대한 잘 주어야 합니다. 즉 현재 대학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점수 인플레 현상이 고등학교에서도 벌어질 수 있습니다.
대입전형 방식만 더 다양해질 뿐
또 3학년 때 내신성적만으로 대학 진학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겠다는 것은 대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전형을 만들지만 그 방법으로 3학년 내신성적만 반영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방법이 도입되면 1,2학년 때 열심히 하지 않았더라도 정말 마음을 고쳐먹고 열심히 하는 학생이 조금이나마 나은 성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는 분명한 장점입니다.
하지만 추진방식에서 "허용"이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해도되고 안해도 되는 것이죠. 즉, 대입전형 방식만 더 늘어났을 뿐이란 이야기입니다.
교육정책도 경제 논리로
이 정책을 발표한 곳이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위원장 곽승준)입니다. 과연 이 곳에서 국가의 중대사안 중 하나인 교육정책을 논의하고 발표하는 것이 옳다고 보십니까?
어떻게 된 것이 교육정책을 신중하게 논의해서 발표하지 않고, 그때 그때 발표하는 방식으로 가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더구나 교육자들이 이 논의에 얼마나 참여했고, 얼마나 많은 의견이 반영 되었는지도 미지수입니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교육정책이 바뀐다는 말이 허언이 아니라 사실임을 다시금 입증하고 있습니다. 매번 바뀌는 교육정책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학생들 뿐이죠.
우울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학생들은 그저 어른 시키는 것이나 잘하면 되는 그런 존재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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