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고등학교 소풍을 갔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아니 5년 전만 하더라도 이 곳은 동네사람이나 하는 명소였죠.
그러던 곳이 이제는 주변을 정비하고 산책로를 들여 놓고 새로운 여행지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들이 개발과 입장료 징수라는 절차를 거치고 있지만 이 곳만은 입장료가 없는 곳이라 더욱 좋습니다.
쇠소깍은?
경도 126 : 37 : 30
위도 33 : 14 : 55
이 곳의 형상이 소가 누워있는 모습이여서 “쇠소”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제주에서는 하천의 깊은 물웅덩이 이름 뒤에는 “소”라는 말을 붙이곤 합니다.) 그래서 지명이 “쇠소깍”이라고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예전부터 쇠(소)가 자주 이 물에 빠져 죽어서 이름이 붙여졌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쇠(소)가 빠지면 죽는 깊은 물이란 의미가 되겠죠.
이 곳은 한라산 정상에서 발원한 효돈천이 흘러내려 바다와 만나는 지점에 형성된 깊은 계곡입니다. 제가 오늘 찾아 갔을 때는 완전히 물이 빠진 썰물이였음에도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한기를 느낄 정도였으니까요.
테우
이 곳에서는 입장료를 받지 않고, 단지 5,000원을 내고 탈 수 있는 제주도 전통 뗏목인 테우를 마을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이 완전히 들어 왔을 때, 테우를 타고 이 깊은 계곡을 지나가면 깊은 숲내음과 함께 가슴이 뻥 뚤릴 것 같습니다.
이 곳의 또 다른 매력은 물의 아름다운 빛깔입니다. 왜 물 빛을 옥빛이라고 표현하는지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숲과 산책로
이 곳은 계곡을 따라 산책로가 나 있습니다. 더구나 이 지역은 2002년 유네스코에 의해 지정된 제주도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솔잎난, 파초일엽, 담팔수나무 등 희귀식물도 많은 곳입니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 이 산책로를 찾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 만큼 면적은 좁지만 우거진 원시림이기 때문입니다.
차에서 내려 천천히 이 길을 걸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올레 5코스의 종착점이자 6코스의 출발점
최근 1박 2일에 소개되면서 제주 올레코스가 많이 유명해 졌습니다. 이 곳은 바로 올레 5코스가 끝나는 지점이기도 하면서, 6코스가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5코스를 걸으며 흘린 땀을 이 곳에서 식히라는 것인지, 코스의 종착점이자 출발점으로 정말 환상의 장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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